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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스트픽처스에서의 첫 촬영,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가다.
    오늘과 어제 2019. 12. 13. 14:23

    11월 어느 날, 이른 아침 인천으로 향했다. 

    그동안 손을 놓았던 영상 작업을 다시 하기 위함이기도했다. 고민을 거듭한 선택, 나의 선배가 있는 모스트픽처스의 김상순 감독과 촬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측의 영상을 제작을 맡았다. 촬영은 나의 전문영역은 아니지만 서버 카메라 앵글이 필요했기에 빅샤(연예인 셀카캠으로 유명한)를 사용해서 유투브 느낌의 영상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선배인 김상순 감독은 언제나 그렇듯 능숙하게 연출을 시작했고 당일 촬영은 무척 순조로웠다. 촬영은 미리 계산되어야 하며 현장에서 벌어지는 변수에 재빠르게 반응해야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연출과 작가의 노력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방대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른다. 촬영본이 편집되고 후반작업을 거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게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해당 업무를 모르는 이들은 수정을 요구하면 당장 쉽게 바뀌는 줄 안다. 아마도 대부분 클라이언트를 만나서 작업을 하는 프리랜서들이나 외주를 담당하는 업체들은 동병상련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를 '쑤니 형'이라 부른다. 그의 집안의 형제들은 모두 '순'자 돌림이어서 이름이 독특하다. 형의 이름이 상순인데 내 이름도 상이라는 글자가 들어있어서 남들이 보면 형제라고 생각하거나 사촌지간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아무튼 쑤니형은 내가 보기에 오랜 영상 연출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남다른 순발력이 강점이고 나 보다 나이가 많은 형이자 인생의 선배이자 회사의 선배였지만 역시 '실력있는' 요즘 감독이다. 

    그는 촬영 이전에 고민이 있었다. 유투브 스타일이라는 컨셉에 맞추어 좀 더 새로운 것을 찾고 있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최근 알려진 장성규의 '워크맨'의 빠른 편집감 그러니까 좀 더 거친 스타일이 유투브에 먹힌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총 촬영 시간은 오후 까지 진행되었지만 카메라팀으로 부터 넘겨 받은 촬영본은 1시간 40분 분량을 넘었다. 이 정도면 상당히 많은 용량이기도 하다. 일반 유투버들의 촬영본은 300기가를 넘기기 어려운 반면에 카메라 4대가 들어간 장애인 표준사업장 촬영은 3배를 넘어가는 분량이다. 그는 장성규의 워크맨의 편집감 보다 훨씬 빠르고 와썹맨 보다 더 재밌는 편집을 보여주었다. 감각이란 이런 것일까. 그는 2,500여 편 이상의 영상을 연출한 감독이다. 형과 함께한 첫 촬영에서 나는 역시나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다들 알겠지만 책으로 얻는 지식도 고급지고 일상에서 현업에서 녹여낼 것이 많이 있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날 것의 지식은 암묵적 지식이자 실용적이며 언제나 현실적인 지침서와 같다. 그럼 당일 촬영 이야기를 잠시하고 결과물인 유투브 링크도 올려 보려고 한다. 

    <나는 자연이다>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개그맨 이승윤씨

    개그맨 이승윤씨가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찾은 업장이 장애인 표준사업장이었으며 그곳은 한국세라프이다. 이 사업장은 '벅칼'이라는 브랜드이며 주방용품을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이승윤씨가 그날 제작한 칼을 들고 있으며 칼에는 보시다시피 "행복하세요! 이승윤"이라는 글귀가 레이저로 각인이 되었다. 이 장면은 유투브이지만 칼이 주는 이미지가 날카로워서 편집에서 걸러 냈다. 나는 쑤니형의 의견에 동의한다. 아무리 유투브라고는 하지만 엄연한 방송이다. 실제로 방송심의위원회에서도 유투브는 일반 지상파 방송과는 다른 차원의 심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며칠 전 유투브 본사에서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였다. 그 내용은 인종차별도 금지하고 악의적인 내용을 담은 유부버는 수입을 원천 차단한다고 알린 바 있다. 아무튼 하나의 장면이라도 고민이 담겨 있다. 

    촬영 당일 마지막 분량을 담고 있었다. 한국세라프 이사님이 개그맨 이승윤씨에게 수고비를 최저임금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주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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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럼,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무엇인지 잠시 알아볼까.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최저임금 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업장의 브랜드는 부엌칼을 연상하는 '벅칼'이다. 사업주에게 듣기로는 주방용품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쉽게 기억되어야 한다고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벅칼의 영문 철자는 'BUKCAL'이다. 영어로 써 놓고 보니 상당히 달라 보였다. 사람의 편견이란 이런 순간에도 작용한다. 아무튼 주방용품의 리더가 되고자 벅칼을 만드시는데 중요한 사실은 장애인을 고용하여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개그맨 이승윤씨가 출연하고 모스트픽처스가 제작한 유투브 영상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다. 며칠을 고생해서 만든 영상이 반응이 좋아서 하루만에 조회수 1천회를 넘겼다. 영상을 잘 만들었다는 만족감도 있지만 결과물이 클라이언트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익이 되게 하는 것이 제작자의 기본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생각은 쑤니형의 평소 소신이기도 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유부트 "이런 회사는 처음이지?" - 자연인 이승윤의 특별한 체험: https://youtu.be/Pc209ATeAx0

    현재 유투브에 올라가 있는 썸네일이다. 이승윤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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